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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08

굴림, 돋움 제거 작전

아직도 많은 곳에서 굴림, 돋움 글꼴이 쓰이고 있다. 윈도우즈 7에서는 사용자가 바꿀 수 없는 기본 UI의 일부로 남아 있고, 많은 웹 페이지들은 기본적인 산스세리프(sans-serif: 세리프가 없는 고딕 계열 글꼴)로 굴림(Gulim)이나 돋움(Dotum)을 아직 많이 쓰고 있다. 굴림은 윈도우즈 3.1 시절에 처음 나왔고, 윈도우즈 95에서 기본 글꼴로 쓰이기 시작했는데, 해상도가 낮은 화면에서 9포인트(pt)에 특별히 디자인된 비트맵 글꼴 이미지가 깔끔하다는 이유로 아직 널리 쓰인다.

문제는 높은 해상도의 화면이 점점 더 많이 보급되면서 낮은 해상도에서 “특별히” 디자인된 굴림이 보기 싫은 경우가 많아졌다는 것이다. 나는 14인치 Full HD (1920 * 1080) 노트북을 쓰고 있는데, 웹 사이트에서 본문에 굴림 또는 돋움이 사용된 경우, 비트맵 글꼴이 너무 얇게 디자인 되어 있어서 보기가 상당히 고약하다. 화면을 확대해서 보기도 하는데, 그래도 큰 크기에 렌더링된 굴림은 힌팅(hinting: 수학적인 방법으로 윤곽선 폰트의 모양을 보완하는 것)이 안 되어 있기 때문에 상당히 못생기고 지저분해 보인다.

과거 윈도우즈 시절엔 대안이 없어서 굴림을 여기 저기 쓰는 것이 어쩔 수 없는 일이었지만, 이제 윈도우즈 사용자에게도 대안은 많이 있다. 윈도우즈 XP에서부터 나온 마이크로소프트의 클리어타입(ClearType: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우즈 고유한 방식의 힌팅 기술)이 적용된 “맑은 고딕”이 있고 그 밖에도 대안은 아주 많아졌다. 적어도 세리프(serif: 꺾임이 있는 명조 계열 글꼴)가 아닌 산스세리프 글꼴에서는. 윈도우즈를 제외한 다른 운영체제(맥 OS, iOS, 안드로이드, 크롬 OS, 리눅스 등)에서는 굴림이라는 레거시 폰트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 네이버에서 만든 나눔고딕, 애플 산돌 고딕 네오, 구글의 노토 산스, 심지어 윈도우즈 폰에서도 마이크로소프트 네오 고딕이 기본 글꼴로 사용되고, 웹 제작자가 설사 굴림을 썼다고 하더라도 굴림이 OS에 없기 때문에 브라우저에서 정한 기본 산스세리프가 대체 글꼴로 나와서 정말 보기 싫은(ugly) 상황은 연출되지 않는다. 오직 데스크톱 윈도우즈에서만 과거 시대의 유물, 굴림을 봐야 하는 불쾌한 상황이 생긴다.

가장 좋은 것은 웹 페이지를 만드는 사람들이 제발 굴림과 돋움을 기본 글꼴로 안 썼으면 좋겠다. 그래서 과거에는 윈도우즈 시스템에서 굴림/돋움을 아예 물리적으로 다른 글꼴로 바꿔버리거나, 레지스크리를 바꾸어서 굴림/돋움이라는 글꼴명이 다른 글꼴을 가리키도록 하는 방법도 시도해보았다. 상당히 만족스럽다. 그런데, 웹이 아닌 다른 응용 프로그램(application)에서 일부러 굴림을 쓴 경우를 구별하고 싶었다. 그래서 좀 덜 과격한 방법으로 웹에서만, 원하는 경우에, 굴림과 돋움을 안 보기로 했다.

주요 브라우저들이 예전에는 장애인들의 웹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한 방편으로 사용자 스타일 시트(user style sheet)를 불러와서 웹 페이지를 사용자가 원하는 방식으로 볼 수 있도록 편의를 제공했었다. 그런데 굳이 사용자가 스타일시트를 정의해서 불러 쓰는 경우가 많지 않았는지, 언제부턴가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제외하고는 그 기능이 다 사라졌다. 그래서 부득이하게 브라우저 확장 기능을 써서 굴림 글꼴을 내 눈 앞에서 사라지게 했다. 우선 굴림과 돋움이 웹 사이트에 출현하면 그것을 다른 글꼴로 대체하는 CSS (Cascading Style Sheet)를 만들었다. 굴림의 대체 글꼴은 굴림과 모양이 상당히 유사한 나눔고딕을, 돋움의 대체 글꼴은 그냥 윈도우즈에서 기본 제공하는 맑은 고딕을 사용하였다.

@font-face {font-family: Gulim; src: local("NanumGothic");}
@font-face {font-family: Dotum; src: local("Malgun Gothic");}
@font-face {font-family: 굴림; src: local("NanumGothic");}
@font-face {font-family: 돋움; src: local("Malgun Gothic");}
cs

 

이제 브라우저별로 확장 기능을 사용해 위의 스타일을 모든 웹 사이트에 적용하였다. 사용자가 임의로 정의한 스타일시트나 스크립트를 사용하여 웹 페이지를 나만의 방식으로 보여주는 확장 기능은 상당히 많다. 대표적인 것이 초기에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파이어폭스에는 그리스몽키 (Greasemonkey)가 있고, 스타일만 바꿔주는 크롬용 스타일봇(Stylebot), 이와 유사한 스타일리시(Stylish)도 있다. 오페라, 크롬, 파이어폭스에 모두 있는 확장 기능으로는 커스텀 스타일 스크립트(Custom Style Script) (파이어폭스용, 오페라용, 크롬용)가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엣지 브라우저에도 확장 기능이 윈도우즈 스토어를 통해서 제공되는데 아직 사용자 정의 스타일을 쓸 수 있는 확장 기능은 없다. 인터넷 익스플로러는 자체적으로 사용자 정의 스타일을 불러다 쓸 수 있는데, 위와 같은 내용을 CSS로 만들어 로딩하면 이상하게 인터넷 익스플로러가 죽어버린다. 결국 오페라에는 커스텀 스타일 스크립트를, 크롬에는 스타일봇을, 파이어폭스에는 스타일리시를 이용해서 위와 같은 글꼴 대체 스타일을 적용했다. 보기 싫었던 굴림과 돋움을 웹 사이트에서 몰아내고 나니 웹 서핑이 한결 쾌적해졌다.

돋움 글꼴이 여러 곳에 쓰였다. zdnet.co.kr 기사
돋움 글꼴이 여러 곳에 쓰였다. zdnet.co.kr 기사
돋움 글꼴이 맑은 고딕으로 대체되었다.
돋움 글꼴이 맑은 고딕으로 대체되었다.

2016-07-05

모짜르트 자장가 편곡

달빛 배경으로 아기가 그네 타는 그림

최근에 계속 머리 속에 맴도는 멜로디는 바로 널리 알려진 모짜르트 자장가였다. (실제 작곡가는 베른하트 플리스 Bernhard Flies 라고 한다.) 어렸을 적에 어머니가 “잘자라 우리 아가~” 하면서 불러주셨던 평화로운 노래였고, 나도 아이에게 잠자리에서 많이 불러주었던 노래이다. 그러나 우리 아이는 금방 이 노래 가사와 멜로디를 외워 버려서 내가 첫 소절을 부르려고 하면, 나를 중단시키고 자기가 우렁차게 불러재껴버리는 통에 자장가로서는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했다.

아무튼 아주 단순하고 소박한 멜로디를 가진 곡이다. 그냥 I, IV, V도 화음을 쓰면 곱고 소박하게 자장가로 제격인. 그런데 자꾸 여기에 이상한 화음을 붙이고 싶었다. 감화음과 단화음을 써서 해결 전의 불안함과 어두움을 넣고 싶었다. 그리고 7도 화음을 써서 단순한 5도 화음보다는 덜 안정적인 해결을 집어넣었다. 그러다보니 이게 더 이상 자장가로서는 어울리지 않게 되었다. 그렇게 된 이상, 좀 요란하게 변주도 한 번 넣어보고 싶어서 피아노 변주를 딱 한 개 넣어보았다.

곡을 만드는 데에는 뮤즈스코어(MuseScore)라는 오픈 소스 기보 프로그램을 썼다. 예전에 노트워디컴포우저(Noteworthy Composer)라는 상업용 프로그램을 구입해서 써봤는데, 뮤즈스코어가 훨씬 좋은 것 같다. 우리 나라에서 많은 사람들이 위의 상업용 기보 프로그램을 불법 복사해서 사용하고 있고, 특히나 교회나 성당의 성가대에서 불법 소프트웨어를 아무런 거리낌 없이 사용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뮤즈스코어로 전환하라고 자신있게 권하고 싶다. 그보다 더 전에는 케이크워크(Cakewalk)같은 미디 시퀀서 프로그램을 썼었다. (지금은 쏘나(Sonar)라는 전문적인 레코딩 프로그램이 되어서 나같은 아마추어가 쓰기에는 넘사벽이 되었다.) 미디 씨퀀서를 쓸 때에 비하면 기보 프로그램으로는 연주시의 섬세한 표현이 거의 불가능하다. 따라서 컴퓨터가 연주해주는 것을 들어보면 정말 깡통이 메트로놈에 맞추어 아무런 감흥 없이 두드리는 느낌이 난다. 그러나 근사한 악보로 곡이 남는다는 것이 큰 매력이다. 나중에라도 사람이 연주하여 더 그럴 듯하게 만들 수가 있으니까.

어쨌든 전문 작곡가가 아닌 나에게 이런 짧은 것 하나 만드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가장 초보적인 티를 내는 것은 앞과 뒤가 일관성이 없어서, 하나의 곡으로서 응집력이 떨어지는 것이고, 이것이 내가 가장 두려운 점이다. 그러나 한 편으로는 지나치게 일관성을 추구하다가 아무런 재미와 변화도 없는 것이 나오는 것도 다른 한 편의 두려움이다. 어쨌든 이 두 가지 두려움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며 엉성하게 나온 것이 현재의 결과물이다. 아마추어의 작품이니 너무 가혹하게 평가는 하지 말아주시길 바라며 곡을 올려본다.

모짜르트 자장가 편곡 악보 보기

2016-06-01

웹호스팅 서비스를 바꾸고 있습니다.

웹호스팅 일러스트레이션

오랫동안 블로그 관리를 하지 않았습니다. 관리를 거의 하지 않았기 때문에 웹호스팅 서비스가 마음에 들지 않은 부분들이 많이 있었지만 그냥 그럭저럭 버티고 있었습니다. 그동안은 아사달 이라는 업체에서 제공하는 호스팅 서비스를 쓰고 있었는데 몇 가지 문제가 있었습니다.

  • 언제부턴가 구글 검색 로봇이 들어오질 못했습니다. 호스팅 업체에 물어보니 트래픽이 과하게 들어와서 기본적으로 검색을 막았다고 했습니다. 아니 검색을 못 하게 할 거면, 웹 페이지를 만들고 존재할 이유가 없어서 강하게 항의해서 겨우 검색 로봇이 다시 접근하긴 했는데 간간히 또 막히기도 했습니다. 물론 robots.txt에서는 검색봇을 차단하지 않았습니다.
  • 제공되는 DB 용량이 너무 작았습니다. 기본 50MB였던 것을 추가 요금을 내고 100MB로 늘렸는데, 101MB가 되자마자 바로 서비스가 중단되었습니다. phpMyAdmin을 통해 필요없는 스팸 테이블을 지우고 용량을 80MB 정도로 돌리고 나서, 다시 서비스 재개 신청을 해서 서비스가 복구되었습니다. 그러나 DB 용량이 99% 정도 되었을 때 사전 경고도 없었었고, 앞으로도 100MB 이내를 유지하기가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소프트웨어 업데이트가 너무 느렸습니다. 물론 호스팅은 여러 사람이 쓰는 것이기 때문에 함부로 소프트웨어를 확 바꿀 수는 없다고 하지만, 이미 보안 결함이 발견되고 유지보수 기간이 지난 소프트웨어들이 계속 바뀌지 않아서 계속 머물러있고 싶지 않았습니다. 예를 들어 2016년 5월 31일 현재 최신 php 안정화 버전은 7.0.7인데 호스팅 서비스는 버전 5.2.12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문제는 이 버전은 이미 오래 전에 보안 결함 지원 기간이 지났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WordPress Mobile Pack과 같은 일부 워드프레스 플러그인은 구 버전 PHP에서 작동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모바일에서 웹 페이지에 접근할 수 없었습니다. MySQL, phpMyAdmin, Apache와 같은 다른 소프트웨어도 너무 옛날 버전이었습니다.
  • 관리 방법에도 문제가 있었습니다. 저는 보안 전문가가 아니지만, 그래도 웹 페이지를 관리하기 위해 암호화되지 않은 ftp위험한 telnet을 쓰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물론 문제점만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주로 게시판을 통해 문제를 제기하면, 주말이든, 새벽 시간이든 번개같은 속도로, 비교적 성실하게 답변이 달렸습니다.

이런 호스팅 서비스의 문제 외에도, 제 개인의 관리 소흘로 인한 문제도 있었습니다. 예전 홈페이지 데이터를 유지 보관(archive)하는 용도로 Express Engine (XE)을 쓰고 있었는데, 이게 아주 오래 전에 제로보드(Zero Board)부터 시작해 몇 번 해킹 사고를 당했었습니다. 우여곡절로 겨우 복구는 했는데, 뭐가 꼬였는지 관리자 로그인도 잘 안 되고, 그냥 버리고 싶지만 버리지는 못하는 상태로 질질 끌어왔습니다.

그래서 몇 군데 국내외 호스팅 업체를 알아보고, 아예 가상적인 서버 관리 환경을 제공해주는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도 알아보았습니다. 많이 시장 조사를 한 것은 아니고, 그냥 눈에 띄는 몇 군데만 알아봤습니다. 서비스 결정에 몇 가지를 고려했습니다.

  • 그동안 취미로(?) 해왔던 기본적인 시스템 관리나 간단한 코딩, 퍼블리싱에서 오랫동안 손을 놓았기 때문에, 다시 복잡한 서버 관리를 할 자신이 없었습니다. 따라서 현석님이 최근에 옮겼다는 디지털오션과 같은 클라우드 컴퓨팅 환경으로 갈 자신이 없었습니다.
  • 국내 업체가 아닌 해외 업체도 알아봤는데, 워드프레스 호스팅으로 유명하다는 블루호스트는 서비스 신청 막판에 한국이 지원 국가로 수용이 안 되었습니다. 제가 무언가를 잘 못 했을 수도 있습니다.
  • 국내 업체들을 보니 가격 면에서 일단 카페24가 (특히 개인 사용자에게는) 꽤 저렴했습니다.

결국 카페24의 “10G 광아우토반 Full SSD” “일반형”(월 사용료 1,100원)으로 옮겼는데 이전 호스팅 업체에 비해 불편한 점 몇 가지가 있습니다.

  • 호스팅 요금 결재를 하려면 인터넷 익스플로러와 결재용 액티브엑스 플러그인을 깔아야 합니다. 최종 결재는 무통장 입금으로 했는데 이것도 생각보다 까다로웠습니다.
  • 로그인, 아이디, 비밀번호 찾는 데, 실명확인, 휴대전화번호 확인 등이 너무 복잡하고 반복적이어서 짜증이 났습니다.
  • 기본 하드디스크 용량이 500MB로 좀 작습니다. 대신 스트리밍 (주로 비디오, 오디오 파일 공간)과 CDN 디스크 공간 (주로 이미지와 기타 파일 공간)을 따로 제공해준다고 하는데, 신청을 해야 하고, 개인 사용자가 별도의 서버를 통해 그렇게 관리하는 게 아직은 더 복잡하게만 느껴집니다.

물론 이전 호스팅 업체보다 좋은 점도 있습니다.

  • 우선 SFTPSSH 를 쓸 수 있습니다.
  • 구 버전 MySQL 대신에 성능이 더 좋다는 MariaDB 10.1 로 갈아탔습니다.
  • php도 7.0 대로 올라간 덕택에 워드프레스에서 모바일 페이지 지원이 무난하게 됩니다.
  • DB 용량이 무한대이므로 용량이 넘칠까봐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이렇게 이사를 하니 집정리가 아직 좀 남았습니다.

  • 옮기면서 기술적으로 서툴기도 하고, 약간 바꾸고 싶은 것도 있고 해서, 게시물 데이터 DB는 옮겼지만, 이전 서버에서 사용하던 디자인, 플러그인, 기타 여러 가지 조정해놓은 환경은 옮기지 않았습니다. 워드프레스와 XE의 버전이 올라가면서 굳이 많은 플러그인을 쓰지 않고, 굳이 프로그램 소스를 거의 수정하지 않아도 예전과 비슷하거나 좀 더 나은 퍼블리싱 결과물을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디자인과 환경 설정을 더 해야 하는데 아직 못했습니다.
  • 그리고 아직 기존 도메인 gregshin.pe.kr 을 새 서버로 연동하지 않았습니다. 당분간 새 호스팅 환경에서 문제가 될 만한 것들을 다 수정하면 최종적으로 도메인을 연동할 생각입니다.
  • 도메인 연동 후에 소위 말하는 제 수준에서 손발로 하는 검색 엔진 최적화(Searcho Engine Optimization)웹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작업들을 좀 해야 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새 집에 담을 살림, 즉 콘텐츠와 글인데 얼마나 예전처럼 쓸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오랜 공백을 메울 수 있을지, 서서히 조금씩 가동을 해보겠습니다.

2015-05-26

'주님의 기도'를 바치기 전에

성당에서 미사를 드리고 나오는 길에 이젤 패드에 붙어있는 '주님의 기도'를 바치기 전에... 라는 글을 보았습니다. 주님의 기도는 일상적으로 많이 드리는 기도이기 때문에 이제 기계적으로 아무런 감흥 없이 반복해왔었는데, 이 글을 보면서 앞으로 단 한 번 기도를 하더라도, 그 뜻을 생각하고 나의 생각과 말과 행위를 성찰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느낍니다.


'주님의 기도'를 바치기 전에...


당신이 만약 세상의 것들만 생각하고 있다면
'하늘에 계신'이라고 말하지 마십시오.


당신이 이기주의 속에서 혼자 떨어져 살고 있다면
'우리'라고 말하지 마십시오.


당신이 매일 아들로서 처신하지 않는다면
'아버지의 이름이 거룩히 빛나시며'라고 말하지 마십시오.


당신이 그분과 물질적인 성취를 혼동하고 있다면
'아버지의 나라가 오시며'라고 말하지 마십시오.


그분의 뜻을 고통스러울 때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아버지의 뜻이 이루어지소서.'라고 기도하지 마십시오.


약도, 집도, 직장도, 미래도 없이 굶주리는 사람들을 걱정하지 않는다면
'오늘 저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라고 말하지 마십시오.


당신의 형제에 대하여 한을 품고 있다면
'저희 죄를 용서하시고'라고 말하지 마십시오.


당신이 죄짓기를 계속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면
'저희를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시고'라고 말하지 마십시오.


단호하게 악을 반대하는 편에 서지 않는다면
'악에서 구하소서.'라고 말하지 마십시오.


주님의 기도의 말씀들을 진지하게 생활하고 있지 않다면
'아멘'이라고 말하지 마십시오.

2011-05-02

Real time feedback from your audience: PollEverywhere

As a trainer of some corporate training courses, I have been researched how I could make the classroom environment more engaging, interactive, and collaborative. Thanks to the dozens of social web technologies, we have variety of tools available for our classroom training. We have more millennials who are very accustomed to public social web services and it is definitely an opportunity for most of the trainers to enhance the level of audience participation by harnessing the power of social web tools. I would like to introduce a series of my own facilitating experience in the context of several corporate training programs. I learned and observed the live working example of these tools from Social Learning Bootcamp 2010, Social Media for Trainers, and Directory of E-Learning Tools. Of course, I would like to share my own practices which were tested several times in the real classroom situation. The very first one of this series is: How to collect real-time feedback from your audience.

There are some traditional Classroom Performance Systems (CPS) in the market (for example, CPS student response system). Those CPSs require some hardware and software combination to collect the audience feedback. Usually the trainer needs to distribute a remote controller (student response system) to each participant to collect individual feedback to the trainer’s hardware system. There is a much better way! You don’t need any hardware, software installation, no special device for the participants. Poll Everywhere is one of the most famous synchronous response collection services on the web.

You can create your own poll (whether it is a free text poll or multiple choice poll) without signing up. Of course, once you signed up, you can manage your polls and reuse it and have several more options. The best part of PollEverywhere is there are many different ways to send response. Participants in the classroom can send their response by:

  • Sending text message to a designated phone number
  • Submitting a code in Poll4.com website using their PC or smartphone
  • Submit a code mentioning @poll4 in their Twitter account

When Poll Everywhere receives a response, the results are updated on the animated charts (for multiple choice polls) or the text wall (for free text polls). The trainer may decide to project the live results on screen like this:

Poll4 live chart example

The free version of Poll Everywhere gives us up to 30 responses quota for each poll. This 30 response limitation is still working well for mid sized class. I used this several times in different classes and different purposes: a mutual evaluation of team presentation, a simple question or quiz, a simple survey of user preference, and a free floating idea collection. It is very powerful for the poll creator and extremely easy for the respondents. Learners and I enjoyed the time when the live chart changes as more participants respond in real time!

Remember that as a trainer and poll creator, you have to go to http://polleverywhere.com and create a poll, and the audience can respond at http://pollev.com. It’s quite simple but quite effective to make your event or class more engaging and fun!

2011-01-25

Changing blog design theme

blog screenshot with the old Gila theme
blog screenshot with the new Suffusion theme

I just replaced my old Gila theme with a new Suffusion theme. I did not thoroughly search for a perfect theme, but I just briefly looked at several themes. I may change to another theme if the Suffusion is not my taste after playing with it for a few days. My own preference, anyway, in selecting a blog design includes:

  • It must be fluid width. I don’t want to be fixed with a specific browsing environment, and the width of the site must be flexible as users have different screen resolutions and browser widths. Try to resize your browser window while you keep looking at this page, you will see that the text will reflow and some graphics will be resized.
  • I like strong contrast between foreground text and background. I hate faintly colored text or text with similar background color. The purpose of text is to deliver message, then I believe it must be clear at any case. If you print, copy or capture any parts of the text, the strong contrast will benefit more.
  • Large fonts: Likewise I prefer large sized fonts by default although most of modern browsers provide some mechanisms to enlarge text or magnify the whole page.
  • Standing out links: The link is the very basic but most important element in a hyperlinked web. I prefer to make the link prominent against non-link text in a widely used way: differently colored and underlined.
  • Self-clear, descriptive text: A string of numbers such as “010-1234-5678” in Korea could imply a cellphone number. However, without any explicit description of “what it is”, readers are probably disoriented. Expression like “Mobile phone number: 010-1234-5678” is self-clear and context independent information. I try to avoid “implied” expression in the context but pursue direct and self-disclosing information at every part of my blog.

I did not finalized retouching the new blog design yet, it will take time. I will keep the above principles as I fine-tune the new theme. Give me any suggestions on better themes or better ideas to improve readability.

2011-01-17

더 뉴 소셜 러닝(The New Social Learning)을 읽고

소셜 러닝 책표지더 뉴 소셜 러닝(The New Social Learning)은 아마존에서 네 번째로 구매한 전자책이다. 한국 회사들이 해마다 수 백 명의 사람들을 컨퍼런스에 보내는 미국 교육훈련 협회(ASTD, American Society for Training and Development)의 최고 경영자 토니 빙햄(Tony Bingham)과 컨설턴트인 마르샤 코너(Marcia Conner)가 쓴 책이고 ASTD가 출간하는 책 중에 2010년 가장 많이 팔린 책으로 기록되었다.

소셜 러닝(사회적 학습) 이론은 원래 심리학에서 앨버트 반듀라(Albert Bandura) 등이 주장한 학습 이론인데, 요즘에는 소셜 러닝이라고 하면 실용적으로 소셜 미디어나 협업 툴을 이용한 집단 학습의 의미로 많이 쓰이고 있다. 우리 나라에서는 회사 밖에서 소셜 미디어와 소셜 네트워크가 많이 알려져 있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기업 내에서의 소셜 미디어에 대해서는 아직 호의적인 분위기가 무르익지 않은 것 같다. 소셜 플랫폼에서 사람들이 활동하는 것을 학습이라고 하면, 기존 기업 교육 종사자들 입장에서는 자신들이 지금까지 통제하고 주도해왔던 회사 중심의 교육 서비스를 위협한다고 느끼게 된다. 게다가 정보보안 부서에서는 회사에서 꺼려하는 정보가 여과 없이 내부에서 유통되거나 외부로 새어나갈 것이라고 걱정하고, 사내 법률가들은 소셜 미디어에서 이디스커버리(e-discovery)와 같은 법률적인 위험성을 경고하고, 조직문화 담당자들은 민감하고 검증되지 않은 소식이 일파만파 퍼져나갈 것이라고 걱정한다. 기존에 지식 경영(knowledge management) 활동을 통해 회사가 구성원들에게 각종 회유와 협박(?)을 가하면서 지식을 공유하라고 했는데도 장기적으로 성공하지 못했던 수많은 회사들은 “그것 안 된다”라고 미리 방어벽을 치거나, 아니면 지식 경영에서 실패했던 하향식(top down) 접근을 반복하기 쉽다. 재미있는 것은 엔터프라이즈(Enterprise) 2.0 구현에 가장 적극적일 것 같은 정보기술(IT)쪽 부서에서도 투자수익률이 검증되었냐며 의심의 눈초리를 보낸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경영자들은 이메일 읽기에도 바쁜데 소셜은 무슨 소셜이냐며, 소셜 미디어에서 시간 낭비하지 말고 시킨 일이나 열심히 하라고 부정적인 시각에 방점을 찍을 것이다.

이처럼 일반적인 회사에서 소셜 러닝을 도입하려면 사방에 온통 회의론자들로 둘러쌓인 척박한 환경을 극복해나가야 한다. 특히 산업 특성상 자율보다 규율이 더 중요시되는 금융업, 국방 산업, 제조업, 공공 기관이라면 더욱 열악한 조건에서 시작해야 할 것이다.

그래서 이 책에서 모든 장마다 비판하는 사람들에게 응대하는 법(Responding to Critics)이라는 절이 있어서 가장 흔한 비판에 대해 어떤 논리로 대응할 것인지 설명해주고 있다. 이런 대응 논리를 잘 익혀도 아직 “공공의 자산으로서 웹”의 가치를 느껴보지 못한 사람들에게 “소셜”의 가치를 “기업”의 성과 창출과 연결해 설득하기는 정말 쉬운 일이 아니다.

운영의 효율성(operational efficiency)과 비용 절감, 자동화, 구조화에 사로잡힌 기존의 정보기술자들은, 일견 무질서해보이지만 활동 데이터가 쌓이면서 스스로 구조화되고 프로세스가 만들어져가는 소셜 웹을 혼돈 상태(chaos)로 바라본다. 많은 회사에서는 프로세스를 먼저 세우고, 그것에 따라 정보 시스템을 설계한다. 그리고 그런 정보 시스템을 잘 만들면 기존에 하던 일들이 자동화되고 그 결과 들어가는 돈이 절약되고, 투입되는 인원이 줄어들고, 시간이 절약될 것이라고 믿는다. 그러나 세상 일이 모두 잘 짜여진 프로세스에 맞추어 자동화될만큼 어디 그렇게 단순한가. 점점 더 많은 일들은 단순히 잘 짜여진 프로세스나 좋은 선례(best practice)를 그대로 따라한다고 해서 똑같은 성공을 보장해주지 않을만큼 복잡하고 다차원적이다. 따라서 자동화와 프로세스 효율화 논리만으로는 복잡한 세계에 대응하기 위한 소셜 웹의 패러다임을 이해하기 어렵다. 소셜 웹의 시작은 무질서하고 아무런 체계도 없어 보이지만, 시간이 흘러가고, 활동 데이터가 축적되면 보이지 않던 구조가 드러나고, 없었던 프로세스가 더 현실적으로 생겨나고, 객체나 사람들간의 관계가 아주 소중한 데이터로 다시 활용된다.

고도로 발달한 인간의 인지 활동(예를 들면, 사물 인식, 글자 인식, 얼굴 인식, 의사 결정 등)을 모사하기 위해 if-then-else로 경우의 수를 규명하고 프로그램을 만든다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이다. 왜냐하면 사람의 인지 활동은 뇌의 복잡한 병렬 분산 처리(parallel distributed processing)의 결과로 생겨나기 때문이다. 아주 단순화하면 인공지능을 구현하는 접근법에도 두 가지가 있다. 어느 정도 한정된 데이터와 비교적 의사 결정 규칙이 명확한 곳에는 전문가 시스템(expert system)과 같은 규칙 기반의 심볼리즘(symbolism) 접근을 하는 반면, 아주 단순한 규칙만으로 시작하되 컴퓨터 스스로 학습하면서 지능이 발달하여 수행율이 향상되는 신명망(neural network)을 이용한 접근 방법도 있다. 과거의 정보기술의 패러다임이 다분히 심볼리즘에 가까웠다면, 소셜 웹의 기저 사상은 신경망과 같은 연결주의(connectionism) 쪽에 있는 것 같다. 따라서 과거에 기업 혁신을 주도했던 BPR(business process reengineering), TQM(total quality management), 식스 시그마(6 sigma)와 같이 프로세스와 규칙 지향적인 툴과 방법론에 익숙해진 시각에서 바라보면 엔터프라이즈 2.0과 소셜 웹을 통한 혁신은 초기에 성과도 보이지 않고, 실체가 없는 무질서한 “한 때의 유행(fad)”으로밖에 보이지 않는 것이다.

책에서는 소셜 러닝이 아주 특별하고 새로운 교육 방식이라기보다는 우리가 실제 일하면서, 또 일상 생활에서 다른 사람과 대화하고 협업하면서 배우는 가장 자연스러운 학습 방식을 기술적으로 지원해주는 것이라고 말한다. 즉, 많은 부분 우리는 자연스러운 협력과 다른 사람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때로는 우연에 의해(serendipity), 그리고 스스로의 필요에 의해, 비공식적으로 더 많이 학습한다. 우리가 회사에서 오랫동안 일하면서 전문성이 향상되고, 여러 가지 비즈니스가 얽혀서 더 복잡해지고, 직급이 올라가 더 복잡한 의사 결정이 필요할수록, 회사에서 제공해주는 전통적인 교육은 효용성이 떨어진다. 왜냐하면 회사 교육 부서에서 만들어내는 교육은 투자대비 효율성이 높고 많은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부족한 역량에 대한 것만을, 한참 시간이 지난 다음에 다루기 때문이다. 특수하고, 전문적이지만 수요자가 없는 교육 영역은 회사에서 제공할 수 없다. 게다가 회사에서 제공하는 교육은 이미 해법이 알려진 문제에 대한 검증된 정답을 알려줄 뿐이다. 미래에 새로운 문제가 생겼을 때에 우리는 그것을 즉시 해결해야 하는데, 보통 회사의 교육은 별 도움을 주지 못한다.

과거에는 사람들이 따로 강의장으로 가지 않아도, 일하면서 자연스럽게 학습하고, 성과 향상을 도와주는 여러 가지 방법(EPSS, Electronic Performance Support System)을 통해 실질적인 학습을 도와주어야 한다는 구호만 있었다. 그것이 2000년대 초반에 회자되던 워크플레이스 러닝(workplace learning)이다. 그러나 그런 구호를 실현하기 위해 구체적으로 회사 교육 부서에서는 무슨 일을 해야 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 지금은 다행스럽게도 웹 기술의 발달로 자연스러운 협업과 커뮤니케이션을 지원해주는 도구가 많이 있다. 그리고 그런 기술을 활용해 인간 본연의 자연스러운 학습을 촉진하고, 학습 결과가 실질적인 조직의 성과로 이어지도록 하자는 것이 바로 “소셜 러닝”이다.

책에서는 소셜 러닝의 필요성과 커다란 사회 변화를 맨 앞장에서 언급한 다음, 딜로이트 회사의 디 스트리트(D Street)라는 시스템을 예로 들면서 “온라인 커뮤니티”에 대해 소개한다. 사실 과거에 많은 회사들이 CoP(Community of Practice)를 운영해왔지만, 자신있게 성공적이라고 할 만한 곳이 얼마나 될지 의문이 든다. 그래서 ‘커뮤니티’라는 말에 약간 거부감이 들었다. 내가 생각하는 2.0 방식의 커뮤니티는 과거의 인위적인 강한 유대(strong bond)를 토대로 한다기보다는 필요에 의해(ad-hoc) 일시적으로 생성되는 약한 연결(weak tie)을 기반으로 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음 카페나 구글 그룹스같은 서비스 모형을 회사 내에 학습 목적으로 비슷하게 도입해 운영하려고 하면, 아무리 인센티브를 주고 별짓을 해도, 대부분은 초기에 반짝하다가 흐지부지 되기 쉽다. 과거의 커뮤니티에서 자료와 데이터가 더 중요했다면 새로운 커뮤니티에서는 그런 자료와 데이터를 만들어낸 사람이 누구인가가 더 중요하다. 데이터를 만들어낸 사람의 신뢰성이 어떻게 드러나고 축적되게 할 것인가가 관건인 것 같다.

두 번째로 소개하는 주제는 비디오를 위주로 한 스토리텔링이다. 이 부분이 가장 공감이 가는 장이었다. ASTD 최우수 교육 사례로 여러 번 소개된 썬 마이크로시스템즈(Sun Microsystems)에서도 Sun Learning eXchange라는 비디오 플랫폼이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하였고, 사용자들이 직접 만든 비디오가 결국에는 기존 교육 부서에서 만든 콘텐츠를 압도하고 있었다. 한 마디로 회사 안에 유통되는 유튜브를 도입하자는 것이다. 기술적으로는 비디오를 만드는 작업이 점점 쉬워지고 있고, 회사의 업무가 다원화되고, 특수한 전문가의 지식을 비교적 쉽게 담아낼 수 있다는 점에서 비디오 플랫폼은 매우 강력한 소셜 러닝의 기반이 될 것이다.

세 번째는 마이크로블로그를 통한 소소한 활동, 진행 상황, 지식, 팁, 아이디어 공유였다. 마이크로블로깅은 우리 회사를 비롯한 한국 기업들도 비교적 많이 시도해본 것 중에 하나이다. 한국 사람들은 기업용 마이크로블로깅 사이트에 비교적 비공식적이고 가벼운 일상의 이야기를 올리는 경우가 많았고, 이것을 조직 문화 관점에서 상하간에 커뮤니케이션을 원활하게 해주는 도구로 생각하는 경향이 강했다. 반면에 다른 문화권 사람들은 대체적으로 마이크로블로깅을 뉴스나 정보의 공유의 장으로 쓰거나, 물리적으로 또는 업무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고, 부서 이기주의에 빠진 사람들을 좀 더 큰 협업의 장으로 끌어내서 실질적인 업무의 문제를 해결하는 용도로 쓰려는 경향성이 더 강하게 느껴졌다. 그런데 마이크로블로깅을 반대하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꺼내는 이야기가 일상적인 잡담을 나눌만큼 한가하냐는 물음이다. 누구든 자신의 이메일 트래픽이 많아지는 것을 좋아하지 않으며, 메일이 많아지면 그만큼 비생산적으로 바빠진다. 마이크로블로그를 이용해 사내 협업을 하면 이메일 트래픽의 일부를 줄일 수 있고, 개인의 메일함에 모든 것을 정리, 보관해야 하는 부담을 덜 수 있다. 최소한 인스턴트 메신저로 남에 대한 험담이나 잡담을 하는 것보다 공개된 마이클로블로깅은 훨씬 더 생산적이고 건전하며, 예상치 못한 혁신의 도구로 쓸 수 있다.

네 번째는 위키를 이용한 집단 지성의 활용인데 엔터프라이즈 2.0 책에서도 나왔던 미국 정보기관의 위키인 인텔리피디아(Intellipedia)와 이름도 비슷한 인텔피디아(Intelpedia) 예를 아주 자세하게 소개해준다. 아마 요즘에는 대부분 회사에서 크고 작은 위키가 없는 곳이 없을텐데 이것도 은근히 생각보다 잘 안 되고 장벽이 많다. 여전히 사람들이 이메일을 통한 비효율적이지만 익숙한 협업을 선호한다는 것이고, 위키에 무엇을 어떻게 공유해야 할 지 모르며, 내가 아는 것을 위키와 같이 공공의 장소에 공유함으로써 나만이 가진 차별화된 가치가 바닥난다고 생각한다. 거기에 한 가지 한국적인 특성을 더하면 사람들이 파워포인트로 슬라이드는 잘 만들지만, 위키와 같이 위계적인 제목을 갖는 전형적인 정보성 문서 작성에 서툴고, 사실에 기반하여 이야기를 기술하는 것, 즉 이런 형태의 스토리텔링에 익숙하지 않다는 것이다. 하지만 몇 개의 아주 성공적인 활용 사례를 보여주면 상당히 호기심을 보이고 거부감이 적은 것이 또한 위키이다.

다섯 번째로 소개되는 것은 시뮬레이션, 게임, 가상현실 등을 활용한 교육이다. 즉, 위험한 상황이나 직접 실험하는 데에 많은 돈이 들어가는 상황을 재현해서 그 안에서 어떤 기술을 익히게 할 목적으로 현실 세계와 최대한 유사하며, 상당히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고, 그 안에서도 혼자 학습을 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사람이 서로 “소셜하게” 배우게 하는 것이다. 사례로 셰브론(Chevron)사의 정유소 시뮬레이션 등이 소개되었는데, 아이비엠(IBM)에서도 상당히 많이 활용하고 있고, 과거에 썬 마이크로시스템즈에서도 원더랜드(Wonderland)라는 오픈 소스 가상 협업 툴을 지원했으며 내부적인 리더십 교육에 활용하였다고 한다. 내가 재미있게 느끼는 것은 우리 나라에서는 플래시로 구현할 수 있는 최상의 현란한 애니메이션은 다 동원해서 교육 콘텐츠를 만들지만, 정작 실제 상황과 유사한 복잡한 시나리오를 담은 시뮬레이션이나 게임은 보지 못했다는 것이다. 즉, 현란하고 화려한 애니메이션이 학습자들을 더 몰입하게 하는 것인지, 아니면 여럿이 복잡한 과제를 수행해야 하는 시뮬레이션이 더 몰입적인 것인지 생각해볼 일이다.

마지막 장은 “실제 대면 행사에서 소셜 툴의 활용(Connecting the Dots at In-Person Events)”에 관한 것으로, 컨퍼런스에서 백챗 채널(backchat channel)을 활용해 사람들의 참여 폭을 넓힌다든가, 실시간 비디오 중개를 한다든가, 소셜한 행사 위키 페이지를 제공하는 것 등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것도 우리 회사에서 비교적 많이 실험해보았고 비교적 저항이 덜한 분야이다. 준비에서 사후 지원까지 여러 가지 용도로 쓰게 되는 행사용 위키 페이지를 운용한다든지, 행사중에 의도적으로 백채널을 운용해서 의견을 받고, 기록을 남긴다든지, 집합 교육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간단한 협업 툴(예를 들면, 실시간으로 협업적 글쓰기, 간단한 투표나 의견 조사, 위키를 이용한 조별 과제 수행 등)을 쓰는 것은 쉽게 시도해볼 수 있다.

이미 대세를 넘어 현실이 된 소셜 러닝에 대해 우리 나라 기업들은 아직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대신 스마트폰이나 모바일 기기에서 기존의 이러닝 콘텐츠를 그대로 옮겨와 엉뚱하게 “스마트 러닝(smart learning)”이라는 이름으로 포장한 것을 많이 보았다. 물론 즉시성과 접근 용이성 측면에서 모바일 기기의 활용은 중요하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회사 교육 부서에서 알파에서 오메가까지 다 만들어서 “아무것도 모르는” 임직원들에게 인심 쓰며 “교육”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전부인 시대가 점점 저물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잘 꾸며진 16시간짜리 이러닝 콘텐츠를 보면서 혼자서 열심히 시키는 대로 학습하는 사람은 갈수록 줄어들 것이다. 회사에서 “필수” 교육이라고 하니까 어쩔 수 없이 과정 종료일에 클릭, 클릭하며 페이지 넘기기에 바쁜 사람들을 무수히 봐왔다. 교실 수업에서는 항상 조별 실습도 시키고, 집단 과제도 주고, 토론도 시키고, 발표도 시키고, 좀 더 현업 일에 가깝게 하려고 액션 러닝(Action Learning)을 시도한다. 이런 집단의 욕구를 웹이라는 플랫폼에서 자연스럽게 일상화시키고 표면에 드러나게 해보자. 지금의 웹 기술은 그 정도를 지원할만큼 발전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