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월 23일 화요일

한국 웹 접근성 그룹 KWAG 모임 후기

지난 토요일 다음 커머스 회의실에서 한국 웹 접근성 그룹, KWAG의 6번째 모임을 가졌습니다. 처음 시작할 때 빼놓고 그동안 주욱~ 게으름 피우다가 오랜만에 게으른 몸을 이끌고 모임에 나갔는데 정말 많은 분들이 오셨습니다. 개인의 관심과 흥미, 그리고 자발적인 참여에 의해 이런 모임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 항상 놀랍습니다. 회사에서도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학습하고 지식을 공유하게 할 것인지 한참 고민하는데, 이런 류의 모임에서 많은 시사점을 얻습니다.


장애의 유무와 관계없이 누구나 접근하고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웹의 기본 정신에 공감하고 어떻게든 그것을 현실에서 구현하려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다니 정말 감동이었습니다. 게다가 메이저 업체라고 할 수 있는 다음, 네이버, 야후, KT 등에서도 개발자와 디자이너 분들이 참여하셔서 이제 큰 업체들도 움직이기 시작하는구나 하는 생각을 갖게 하였습니다. 한국 정보문화 진흥원의 현준호님이 오셔서 한국의 접근성에 대해서 자세한 설명을 해주셨는데 드디어 블로그를 만드셨더군요. 축하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인상적이었던 것은, 제가 가장 늦게 와서 맨 뒷자리에 앉았었는데, 뒤에서 보니 맥북을 쓰시는 분들이 정말 많더군요. 웹 표준이나 웹 접근성에 관심이 있는 분들은 맥을 쓰시는 분들이 참 많은 것 같습니다. 현준호님이 W3C 발표장에 가면 자신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맥을 쓴다고 전하시던데... 소수자인 맥 사용자가 우리 나라 인터넷을 제대로 쓸 수 있도록 우리 나라 웹이 좋아진다면 아주 좋겠죠. 제 생각엔 그러려면 맥이 지금보다 훨씬 시장 점유율이 높아져야 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세상에는 윈도우즈만 있는 게 아니라는 것이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진다면, 사람들도 지금보다 훨씬 보편적인 방식의 웹을 제작하는 데에 신경을 많이 쓰겠지요.


본 모임이 끝나고 별도의 평가 TF 모임에 처음 참석하였습니다. 열띤 토론을 하며 재미있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온라인에서 가끔씩 글은 보았지만 얼굴은 잘 익숙하지 않았던 윤좌진님, 김요한님, 홍윤표님, 신현석님, 조훈님, 조현진님, 정찬명님이 많은 고생을 하셔서 이미 진행이 많이 되었더군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아직 공개되지 않은(?) 또 하나의 모임에 갔습니다. 웹 표준 관련 책을 하나 번역해서 내기 위해 몇몇 사람이 일을 하다가 1차 마무리가 되는 시점에서 한 번 모인 것이었습니다. 그곳에서 편집자(?) 한 분과 웹 표준, 웹 접근성 관련해서 비참한 우리 나라의 현실에 대해 술자리에서 한참동안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다리 걸친 게 너무 많아 몇 개는 좀 털어내고 싶은 욕구가 항상 따라다니는데, 지난 토요일은 그런 생각을 잠시 잊어버렸던 것 같습니다.

2007년 1월 21일 일요일

아웃룩 2007이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버리다니...

오늘 좀 쇼킹한 뉴스를 접하게 되었다. 새로 출시되는 마이크로소프트 아웃룩(Microsoft Outlook) 2007 버전에서 인터넷 익스플로러(Internet Explorer)를 HTML 렌더링 엔진으로 쓰지 않고, 대신 워드(Word) 2007을 사용한다고 한다. 몰리(Molly)에 따르면, HTML 형식의 이메일을 작성할 때와 읽을 때 같은 엔진을 사용함으로써 사용자들에게 일관성을 주려는 목적으로 그런 짓을 한 것 같다. 당연히 예상되었겠지만 워드 2007의 렌더링 엔진은 매우 조악하다고 한다. 특히나 CSS의 float를 지원하지 않는다고 하니, CSS 포지셔닝 기능을 이용해 HTML 형식의 이메일을 보내던 많은 기업 이메일 발송자들에게는 치명적인 문제가 생길 것 같다. 사이트 포인트에서도 이 문제에 대해 시끄럽고, 캠페인 모니터 블로그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이메일 디자인을 5년은 후퇴시켰다고 비난하고 있다.


사실 불필요하게 HTML 이메일을 남용하는 것은 좋은 생각이 아니다. 특히나 우리 나라 기업들이 보내는 수많은 엽기적인 HTML 이메일은 아무런 대체 수단 없이 통째로 하나의 이미지로 되어 있다. 오페라(Opera)에 내장된 이메일 클라이언트에서는 그래서 HTML 이메일 작성 자체를 지원하지 않는다. 물론 읽는 것은 지원하지만. 그러나 걱정이다. 이메일 클라이언트로서 아웃룩의 시장 점유율이 세계적으로 70%가 넘는다고 하는데, (아마 우리 나라에서는 90%가 훨씬 넘지 않을까) 그러면 이메일을 보내는 기업으로서는 수신자의 프로그램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CSS 포지셔닝을 사용하지 않고 무조건 테이블 기반의 디자인으로 돌아가거나 아니면 많은 생각 없는 디자이너들이 선호하는 통짜의 그래픽 이미지로 메일을 보내는 사례가 늘어나지 않을까 싶어서이다. 개인적으로야 뭐 HTML 메일을 보낼 일은 거의 없지만, HTML 메일로만 캠페인을 하는 많은 사업자들은 아마 상당히 난감할 것 같다. 물론 약삭빠른 마이크로소프트에서는 자기들 렌더링 엔진에 맞도록 작성자가 HTML을 썼는지 검사하는 프로그램을 무슨 정말 표준 검사 도구인 것처럼 내놓고 있다.


안 그래도 우리 회사에서 아웃룩 쓰는 사람들이 자꾸 RTF(Rich Text Format, 워드에서 사용하는 포맷)로 메일을 보내는 통에 첨부 파일이 winmail.dat로 읽지 못하게 와서 매번 다시 보내달라고 하는 법석을 떨고 있다. 이게 독점의 폐해가 아닌가 싶다. 아웃룩이라는 고유 명사는 알지만 메일 클라이언트라는 단어는 모르고, 인터넷 익스플로러라는 단어는 알지만 브라우저라는 단어를 모르는 사람들로 꽉찬 곳에서 독점 소프트웨어의 의사 결정은 시장 전체와 다른 제품 사용자, 기존에 합의된 표준 등 여러 곳에 매우 큰 파급 효과를 미친다. 무서운 것은 그런 독점 사업자가 독점 제품을 통해 자신들의 이상한 방식을 모두에게 강요함으로써 기술 발전을 후퇴시키거나 정체시킬 수도 있다는 것이다.

2007년 1월 8일 월요일

한국 웹 접근성 그룹 웹 사이트

드디어 Hooney님이 일을 저질렀군요. 한국 웹 접근성 그룹 웹 사이트를 여셨습니다. 웹 접근성과 웹 표준을 잘 지키고, 디자인도 멋지고, 위키 기반으로 되어있어서 사람들이 참여하기도 편하고, 내용도 여러 사람들이 참여해서 계속 보강해나간다면 아주 멋진 사이트가 될 것 같습니다. 처음엔 그냥 재미로 시작하는 모임이었는데 이제 책임감이 어느 정도 따르는, 그리고 우리 나라에서 웹 접근성 관련해서 유일한 스터디, 활동 모임이 되었군요. Hooney님! 정말 멋져요.

2007년 1월 1일 월요일

새해의 다짐을 어디에 적을까?

웹 프랭클린 플래너 스크린샷

나는 개인의 일정 관리, 정보 관리를 어떻게 하면 최적으로 할 수 있을까를 정말 오랫동안 고민했다. 그래서 그 해답도 아주 많이 바뀌어왔다. 대학 시절에는 조그마한 대학 수첩에 생각나는 대로 휘갈겨썼는데 전혀 정리된 느낌이 들지 않았다. 그러다 한국 리더십 센터를 첫 직장으로 얻으면서 프랭클린 플래너를 썼었고, 이어서 그 플래너를 피디에이(PDA)에 옮겨놓은 소프트웨어를 썼었다. 1999년 당시에 정가 72만원 하던 흑백 Palm Vx 기종을 구입하여 아마 5년은 넘게 썼었다. 그런데 팜에서 제공하는 팜 데스크탑(Palm Desktop) 대신에 아웃룩(Outlook)을 데스크탑에서 사용하게 되면서 아웃룩과 팜과의 데이터 교환이 아쉬워졌다. 그래서 퓨전원(FusionOne)이라는 솔루션을 알게 되었고, 회사와 집에 있는 두 개의 아웃룩과 한 개의 팜 사이의 데이터 동기화를 비교적 성공적으로 할 수 있었다. 그런데 무료로 잘 제공되던 퓨전원 서비스가 어느 날부턴가 안 되더니 완전히 서비스 내용이 바뀌고 유료로 전환되었다. 할 수 없이 다른 방법을 찾다가 포켓 미러 프로(Pocket Mirror Pro)라는 전통적인 팜용 써드 파티 소프트웨어로 간단히 팜과 아웃룩 데이터 교환을 시작하였다. 그래도 두 개의 아웃룩과 한 개의 팜에 완전히 데이터를 일치시키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그러던 중 마이 야후!(My Yahoo!)라는 웹에 있는 개인 일정 관리 기능이 상당히 괜찮은 것을 알았다. 그리고 이게 웬 일인가, 야후 코리아에서도 링크가 걸려 있지 않지만 사실 야후는 인텔리싱크(IntelliSync)라는 매우 훌륭한 데이터 동기화 프로그램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었다! 그 프로그램을 이용해 회사를 옮겼을 때에도 천 명에 이르는 주소록을 그대로 가지고 올 수 있었다. 그런데 시대가 바뀌어 팜을 쓰는 사람이 점점 줄어들고, 게다가 기대하던 소니마저 클리에라는 멋진 팜 클론 PDA를 포기하고, 우리 나라에는 온통 포켓 피씨를 쓰는 사람들만 넘쳐났다. 팜에 스크래치가 생겨서 필기감과 버튼의 감도도 떨어지고 아무래도 수명이 다해가는 것 같았다. 게다가 미국 제품이기 때문에 110볼트만 지원하고 옛날 제품이라 USB도 아닌 시리얼 포트로만 연결이 가능한 팜이 싫어졌다. 그래서 어떻게 일정 관리를 할까 갈팡질팡 하면서 날짜가 없는 회사 수첩을 얼마동안 써보았는데 역시 완전히 혼돈의 시기였다. 예전처럼 팜 없이 그냥 아웃룩으로 돌아갈까 싶었는데 아웃룩은 느린 속도와 아주 형편없는 스팸 필터 때문에 다시는 쓰고 싶지 않았다. 그러던 중 오픈 소스인 썬더버드(Thunderbird)를 알게 되면서 나의 메일 클라이언트 프로그램은 완전히 썬더버드로 성공적으로 바꾸게 되었다. 문제는 일정 및 정보 관리였다. 썬더버드에 몇 가지 애드온을 넣으면 주소록과 일정, 할 일 등을 관리할 수도 있고, 아니면 썬버드(Sunbird)라는 전용 캘린더도 깔아서 써보았다. 그러나 상용 소프트웨어인 아웃룩만큼 일정 관리를 매끄럽게 하기는 힘들었다. 아마 그 때 즈음 해서 리눅스(페도라)를 윈도우즈와 거의 비등한 데스크탑으로 쓰면서 에볼루션(Evolution)이 리눅스에서는 아웃룩에 대적할만한 훌륭한 개인 정보 관리 프로그램임을 알게 되어 조금 사용해보았는데, 한글 입출력이 원활하지 못해서 그냥 포기하고 말았다. 그래서 다시 마이 야후로 잠시 돌아갔다가 아주 전통적인 방법인 종이 프랭클린 플래너를 2006년 4월에 구입하였다. 현재까지 일정 관리는 여기에 주로 하고, 주소록과 메모의 일부는 마이 야후!를 이용하고 있다. 그런데 2006년 초였던가, 회사에서는 별도의 공용 작업/일정 관리 시스템인 제이 플래너(J-Planner)라는 것이 생겨서 회사 일과 일정은 종이로 된 프랭클린 플래너와 웹으로 된 제이 플래너를 같이 써서 관리하고 있다. 이와는 별도로 순수한 개인적인 일기는 대학 시절 때부터 종이에 적어왔는데 한 3년 전부터 데스크톱 소프트웨어인 마이 퍼스널 다이어리(My Personal Diary)를 구입하여 쓰고 있다. 디자인이 안 예뻐서 그런지 아니면 종이에 적었던 추억이 그리워서인지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면서부터 일기 쓰는 재미도 없어지고 쓰는 빈도도 줄어들었다. 그래서 잠시 디자인이 정말 깜찍한 블루 노트에 잠깐 관심을 가지기도 했었지만 돈 주고 산 게 아까워 마이 퍼스널 다이어리를 그냥 쓰고 있다.

이제 새해가 오고 있다. 새해의 다짐을 하면서 예전처럼 머릿속으로만 하지 말고 어디엔가 적어놓고 생각날 때마다 다시 보고 싶었다. 프랭클린 플래너가 그런 역할을 하는 것은 맞는데, 웬지 어디엔가 전자적인 문서로 만들어놓고 싶었다. 그래서 그것을 어디에다 적어놓을까 한참 고민을 했다. 그러다가 예전에 잠깐 웹 기반의 프랭클린 플래너를 썼던 기억이 나서 다시 그 사이트를 방문해보았다. 흠, 내가 안 가본 사이에 엄청난 변화가 있었다. 초창기에 7 days라는 이름으로 시작했던 웹 기반의 플래너가 아주 멋진 모습으로 변해 있었다. 게다가 무료이다! 흠, 그렇다면 프랭클린 코비사에서 제공하던 프랭클린플래너닷컴(franklinplanner.com)이라는 서비스는 어떻게 되었을까 궁금해졌다. 플랜 플러스 온라인(Plan Plus Online)이라는 이름으로 변신하고 상당히 세련된 인터페이스를 제공하는 것 같다. 문제는 한국에서 만든 웹 플래너가 무료인 반면, 미국의 플랜 플러스 온라인은 한 달에 25달러라는 적지 않은 돈을 내야 한다는 것이다. 자 결론은 났다. 새해의 다짐과 목표 등을 웹 프랭클린 플래너에 적기로 결심했다. 그리고 들어가려는 순간, 이런! 파이어폭스와 오페라에서 제대로 작동이 안 된다. 왜 그럴까 싶어 인터넷 익스플로러로 다시 들어가보니 몇 개의 액티브 엑스를 깔고서야 제대로 화면이 뜨는 것이다. 우~씨~. 텍스트 입력하는 거 외에 별 기능도 아닌 것 같구만 왜 액티브 엑스를 썼는지 잘 모르겠다. 투덜투덜... 어쨌든 그렇게 해서 새해의 다짐을 입력했다.

아직도 나는 개인 정보 관리를 정말 매끄럽게 할 수 있는 완전한 해결책을 찾지 못했다. 웹에 입력하는 것이 자리를 옮기더라도 내용을 참조할 수 있어서 나름대로 편하기는 하지만 길거리에서 웹에 접속하는 문제, 속도 문제, 네트워크에 장애가 있을 때의 문제 등이 있어서 완벽한 답이 되지 못한다. 그리고 아웃룩을 포기했기 때문에 현재 사용하는 소프트웨어와 웹과 동기화하는 것이 쉽지 않다. 아무튼 새해 멋지게 시작하기 참 힘들다!